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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서브로는 못 산다” 논란의 진짜 의미는? 방송 그 후

BK 뉴스 2025.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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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어떤 말 한마디가 우리 사회의 민감한 신경을 정확히 건드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말은 단지 개인의 의견일 수 있지만, 듣는 이에게는 삶의 태도, 사회적 위치, 인간관계의 본질을 건드리는 철학적 질문이 될 수도 있습니다. 2025년 8월, KBS 예능 프로그램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 나온 **“누군가의 서브로는 못 산다”**는 발언이 바로 그런 경우였습니다.

발언의 주인공은 누구였나?

출처: 네이트

해당 방송에서 김진웅 아나운서는 선배인 도경완 아나운서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도경완 선배처럼 못 산다. 누군가의 서브로는 못 산다.”

이 한마디는 도경완 아나운서가 가수 장윤정의 남편으로서 가정에서 내조하는 모습이 ‘서브’, 즉 보조적인 역할로 비춰질 수 있다는 맥락에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김진웅 아나운서는 이를 개인적인 라이프스타일의 차이로 말했을 뿐이지만, 대중은 이 발언에 강하게 반응했습니다. 왜일까요?

‘서브’라는 단어가 던진 무게

서브(sub)라는 말은 원래 스포츠 용어입니다. 테니스나 배구처럼 서브로 경기를 시작하는 종목에서 사용되는 이 단어는, 일상에서는 ‘보조’, ‘보완’, ‘종속’이라는 의미로 확장되어 사용됩니다. 그래서 “누군가의 서브로는 못 산다”는 말은 단순한 스포츠 용어를 넘어서는 메시지를 담고 있었습니다.

이 표현은 자신의 삶을 남의 보조적인 위치에서 살 수 없다는, 다시 말해 ‘주체적인 삶을 살겠다’는 선언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 말이 결혼과 가족이라는 관계 안에서 쓰였다는 데 있습니다. 특히 누군가의 배우자라는 위치를 ‘서브’라고 표현했을 때,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단순한 역할 분담이 아니라 가치의 위계로 읽힐 수 있었던 것이죠.

장윤정의 즉각적인 반응

논란은 방송 직후 곧바로 커졌습니다. 장윤정 씨는 자신의 SNS에 “가족 사이에 서브는 없다”는 강한 입장을 올리며, 해당 발언에 대해 분명하게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단순한 유머나 말실수로 넘어가기에는, 그 안에 가족이라는 공동체의 의미와, 배우자 간의 상호 존중이 빠져 있다고 느꼈기 때문일 것입니다.

도경완 씨 역시 침묵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며 살아가는 부부"라는 점을 강조하며, 해당 발언이 자신들의 관계를 오해하게 만들 수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김진웅 아나운서의 사과와 여론의 흐름

논란이 커지자 김진웅 아나운서는 자신의 SNS에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생각이 짧았다. 경솔했다. 공인으로서 발언의 무게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

이 사과는 어느 정도 진정성을 담았지만, 이미 방송 이후 청원 게시판에는 ‘김진웅 하차 요구’까지 등장했고, 프로그램 자체의 방향성과 출연진 구성에 대한 논의도 촉발되었습니다.

그의 사과 이후 장윤정은 “사과에는 용기가 필요하다”며 받아들였지만, 대중의 반응은 여전히 엇갈렸습니다. 일부는 “예능의 말 한마디를 너무 민감하게 받아들였다”고 했고, 또 다른 일부는 “사소한 발언 하나라도 성숙한 가치관을 담아야 한다”고 반응했습니다.

이 말이 사회에 던진 질문

“누군가의 서브로는 못 산다”는 말은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이 말은 결국 우리 사회의 역할 구분, 가정 내에서의 위치, 남성과 여성의 권력 구조, 그리고 개인의 주체성이라는 민감하지만 중요한 주제를 끌어올렸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삶 속에서 보조적인 역할을 맡아야 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역할이 고정되고, ‘당연히’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강요된다면 그것은 차별이고 억압입니다. 이 발언이 논란이 된 이유는, ‘남편은 본래 보조자일 수 없다’는 식의 시각으로 읽힐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주체성과 독립성에 대한 새로운 인식

최근 사회에서는 “누구의 아내”, “누구의 남편”이 아닌, 각자의 이름과 삶을 가진 존재로 살아가고자 하는 의식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결혼이나 연애, 직장에서조차도 타인의 꿈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삶보다는, 함께 성장하는 관계를 지향하는 시대가 왔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서브로는 못 산다”는 말은 단지 자존심이 강하다는 표현이 아니라, 개인의 경계를 지키고, 스스로를 존중하며 살겠다는 철학적 태도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결국 이 논란은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이기도 합니다. 누군가의 삶을 가볍게 표현하려던 의도가 아니었다 해도, 그 말이 가진 상징성과 사회적 맥락을 고려할 때, 우리는 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누군가의 서브로는 못 산다”는 말은 단지 방송 속 대사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우리 모두가 어떤 위치에 있든 존엄성과 주체성을 지키며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로 남았고, 앞으로 우리가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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